비극의 '한인 실버 부부'…70대 노인, 별거 아내 폭행후 분신자살
70대 한인 노인이 별거 중인 60대 아내를 둔기로 폭행한 뒤 분신자살했다. LA카운티 셰리프국 노워크 경찰서는 8일 오전 6시15분쯤 라팔마시 오렌지소프 애비뉴와 무디 스트리트 인근 세리토스 플라자 쇼핑센터 주차장에서 김기량(72·사진)씨가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됐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자살하기 한 시간여 전 쯤인 새벽 5시 노워크 지역 센터포인트 노인아파트 앞 도로변에서 별거 중인 아내 김모(69)씨를 망치로 수차례 내려친 뒤 그대로 도주했다. 당시 아내 김씨는 친구들과 함께 노인아파트 길 건너편 교회에 새벽기도를 하러 가는 길이었다. 사건 현장에는 하루가 지난 9일 오후에도 피가 튄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남편 김씨는 부인을 폭행한 후 차를 타고 10분 거리인 자신이 살고 있는 아들 집 근처 쇼핑몰로 가 몸에 기름을 붓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씨의 시신 주변에서는 분신자살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개솔린통과 버려진 김씨의 차량이 발견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지인들에 따르면 김씨는 14년 전 아내 김씨와 재혼한 뒤 2000년대 초반부터 센터포인트 노인아파트에 함께 살았으나 불화를 겪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씨가 평소 의처증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4개월 전에는 아내를 폭행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법원에서 접근금지령을 받은 김씨는 이후 아들 집으로 거처를 옮겼고, 아내 김씨는 계속 센터포인트 노인아파트에 거주해 왔다. 한편 두개골 파열 등 중상을 입은 아내 김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상우·부소현 기자